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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역사

저 마녀를 태워죽여라

by 리들맨 2020. 6. 1.

고문하고, 불태우는 마녀재판

중세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등지에서 성행했던 마녀재판은 사실 혐오에서 출발했다. 혐오의 역사를 이야기하자면, 종교에 대한 혐오나 병약자, 장애인, 동성애자 그리고 여성 혐오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여성에 대한 혐오의 뿌리는 유서 깊다.

 

 

1585년의 마녀화형 ⓒPublic domain

 

 

사실 마녀는 머나먼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집단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전쟁에서 영험한 힘을 빌리는 등 고대 원시사회부터 함께 해왔다.

 

하지만 종교가 강화되면서, 마녀의 역할과 종교의 역할이 충돌하게 된다. 따라서, 점차 마녀의 설자리가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통치자들은 나쁜 일 즉, 전염병, 가뭄, 홍수, 화재 등의 원인으로 종교에 반하는 마녀와 마녀의 주술을 원인으로 지목하여 멀쩡한 여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의 표지 - 라틴어 '마녀의 망치: 마녀와 이단을 단죄한다' Welcome Image/(CC BY 4.0)

 

 

15세기 말, 유럽에서는 종교재판이 성행하였는데, 당시 도미니코 수도회를 중심으로 마녀사냥에 대한 매뉴얼인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이 출판되었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마녀의 망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이 책은 마녀의 존재를 찾아내고, 마녀를 고문하여 자백을 받아내고, 결국 화형 시키는 일련의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저자들 중 하나인 하인리히 크래머는 자신이 진행한 종교재판의 경험을 살려 저술하였다고 한다. 

 

당시 교황청은 마녀의 주술이 널리 퍼지자,  크래머의 마녀사냥 정책을 지지하였다. 덕분에 그는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을 집필할수 있었다. 이 책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에 대량 인쇄되었고 각지로 판매되었다.

 

따라서, 당시의 마녀 사냥꾼들은 쉽게 이 책을 구할 수 있었고, 현실에 활용했다. 이 책은 전 유럽에 퍼져서, 마녀 사냥꾼들의 행동을 뒷받침하고 정당화하는 지침서가 되었다. 

 

 

1692년의 마녀재판 ⓒPublic domain

 

 

이 책에서는 여성은 본질적으로 악마적이고 악마의 속성을 떠날 수 없다는 주장이 실려있다. 더 나아가 마녀를 찾아내고, 고문하고, 단죄해야한다는 거리낌없는 생각을 널리 퍼뜨렸다.

 

이 책의 저자인 하인리히 크래머는 여성에 대한 고약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의 태생 자체를 결함투성이로 생각했다. 따라서 쉽게 악에 물든다고 보고 제거의 대상으로 보았다. 여자들은 악마에게 쉽게 속으며, 마녀로서 악의 주술을 퍼트려서 선량한 남성들과 사회를 좀먹게 한다고 믿었다. 

 

이 책은 마녀를 찾아내면 다양한 고문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마녀는 재판에 회부되기 전에 옷을 벗기고, 몸의 털을 전부 깎았으며 좁은 감옥에 갇혀야만 했다.  마녀를 잡은 사람에게는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랐다. 이런 보상정책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은 전문 사냥꾼으로 나섰으며, 더 많은 사냥꾼이 생길 수록, 더 많은 선량한 여자들이 고문과 사형을 당해야 했다. 

 

마녀로 몰린 여자의 옷을 벗겨 검사하고 있다. ⓒPublic domain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당시 모든 성직자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많은 성직자들은 책의 내용이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했지만, 저자인 크래머는 자신이 마녀재판에서 100명의 마녀를 고문했고 그중 절반을 화형 시켰다고 주장했으며, 이것이 사회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마녀재판이 없어진지 200년이상 흘렀지만, 현대사회에서 다수의 집단이 소수에 대한 혐오로서 공격하는 행위인 현대판 마녀재판은 멈추지 않고 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적 성향과 공격성을 띄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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